올림픽이 젊어진다!
‘이색 종목’의 향연

전 세계가 즐기는 국제 스포츠 경기 대회 ‘올림픽’. 5년만에 열린 도쿄 올림픽은 이색 종목이 추가되고 10대 선수들의 활약으로 수많은 화제를 남겼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시대의 올림픽을 돌아보고 앞으로 변화와 기대를 짚어본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2020 도쿄 올림픽

지난 7월 개막한 제 32회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위기로 예정보다 1년 늦게 열린 올림픽이었다. 이번 대회는 무관중 경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고 무더위와 개최 도시의 미흡한 준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각국 선수들의 진한 땀과 열정만큼은 어느 때보다 빛났으며, 전 세계인은 그들이 전하는 감동으로 벅찼다. 건강한 신체와 당당한 스포츠맨십, 국가를 초월한 인류애까지 올림픽은 소중한 가치를 담아내는 기회의 장이었다. 더불어 젊은 세대와의 소통과 성평등을 강조한 올림픽이기도 했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종목이 추가되는가 하면, 남녀 동반 기수가 등장했고, 육상, 수영, 양궁, 유도, 사격 등 7개 종목에 9개의 혼성 경기를 추가했다.

이색적인 정식 종목 등장으로 풍성

올림픽에는 매번 종목의 변화가 생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중성과 보편성을 기준으로 새로운 종목을 추가하고 때로는 빼기도 한다. 개최하는 도시가 새로운 종목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도쿄가 제안한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스케이트보딩, 스포츠 클라이닝, 서핑 모두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야구·소프트볼과 가라테는 개최국 일본을 위한 종목이었다면, 스케이트보딩, 스포츠 클라이닝, 서핑의 등장이 이색적이었다. 역동적이면서 아찔한 기술을 선보이는 3가지 종목은 모두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레저 스포츠로 올림픽 흥행을 위한 일종의 노림수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이 종목들 중 특히 서핑의 인기가 많았다. 플라스틱 조각을 타며 연습한 브라질 빈민가 출신 페레이라 선수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일본 선수를 이기고 금메달을 따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송민 해설위원의 재치있는 중계에 힘입어 서핑에 입문하고 싶어졌다는 댓글이 달릴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스케이트보딩의 경우 선수가 이어폰을 끼고 경기에 임하는 등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묘기와 감동의 연속

‘방방이’라 불리는 트램펄린이 올림픽 종목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선수들은 8m 이상 뛰어올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면서 화려한 서커스와 같은 장면을 선사했다. 사이클에 새로 추가된 사이클BMX 프리스타일 경기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선수들은 일반 자전거보다 바퀴가 작은 자전거를 타고 다양한 지형에서 점프나 회전 등 놀라운 기술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근대5종 경기는 우리나라 전웅태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선수 한 명이 수영, 육상, 사격, 승마, 펜싱을 모두 해내는 모습은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경외감마저 들게 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비보이·비걸이 올림픽 무대로

3년 뒤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은 더욱더 흥미로울 전망이다. 유럽에서 인기가 적은 야구·소프트볼과 가라테는 빠지고, 비보잉이 새롭게 추가된다. 브레이크 댄스라 불리는 비보잉은 1970년대 미국의 클럽에서 브레이크 타임에 댄서들이 추는 춤으로 시작되어 전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 트렌디한 춤이 올림픽의 정식 종목이 된다는 점에서 점차 ‘젊어지는’ 올림픽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어른들은 비켜라! 10대가 빛난 무대

올림픽이 젊어진다는 것은 참가 선수들도 어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궁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제덕 선수와 탁구 단식 64강 전에서 58세 백전노장을 만나 기량을 뽐낸 신유빈 선수는 17살 동갑내기다. 수영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낸 황선우 선수는 18살이다. “일반 대회랑 같았다” “생각보다 기록이 좋았다”는 황 선수의 무덤덤한 답변은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10대가 맞나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였다. 이 외 체조 여서정,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등도 10대 후반이었다. 스케이트보딩 메달리스트는 더 어리다. 남자 금메달리스트 4명 중 3명이 10대 초중반이었고, 여자 파크 부문 은메달리스트 히라키 코코나 선수는 12살에 불과했다.

이들은 놀라운 실력은 물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위축되기는커녕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 올림픽을 국위 선양의 기회로 여기며 메달 획득을 강요하는 문화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 메달을 따지 못하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푹 숙이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도쿄 올림픽을 통해 결핍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자기 만족과 성취를 중요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확실해졌다.

종목도, 선수도 젊어지는 올림픽! 앞으로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 이들은 얼마나 놀라운 성장을 보여줄 것인가? 그 뒤를 이어갈 또다른 10대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때는 마스크를 벗고 ‘젊은’ 올림픽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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