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사 안가도 될까?
건설사,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 총력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앞다퉈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의 내용은 무엇이며, 건설사 기술 개발 사례를 살펴본다.

심각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분쟁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간 불화를 넘어 폭행, 살인까지 이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층간소음은 두통, 탈모, 불면증, 심혈관계 질환 등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키며 건강까지도 위협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층간소음 분쟁이 더욱더 늘고 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의 발표에 따르면 아파트 층간소음 1단계 전화 상담 민원 접수 건수는 2018년 2만8,231건, 2019년 2만6,257건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4만2,250건으로 급증했다. 작년에 비하면 무려 60.9%가 늘어난 상황이다. 2019 주거실태조사 발표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50.1%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이웃간 소통은 예전보다 줄어들고, 코로나 재택이 일상화되는 시점에서 층간소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내년 7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

현재 우리나라는 층간소음 사전 인정제를 적용하고 있다. 아파트 준공 전 바닥 구조를 평가하고, 설계대로 지으면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 아파트에 입주한 후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아파트를 다 지은 후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층간소음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건설사는 보완·시공해야 하는 개선안을 내놨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는 내년 7월부터 짓는 공동주택부터 적용한다. 층간소음의 범위는 뛰거나 걷는 동작 등으로 발생하는 직접충격 소음과 TV, 음향기기 사용 등으로 인한 공기전달 소음이 해당된다. 욕실과 화장실 등에서 급수·배수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은 제외한다.
층간소음 측정 장비도 달라진다. 2005년 7월부터 사용한 타이어 뱅머신 대신 임팩트볼이 도입된다. 타이어 뱅머신은 7.5kg짜리 타이어가 달린 기계를 85cm 높이에서 내려치는 방식이다. 임팩트볼은 배구공 크기의 2.5kg짜리 고무공을 100cm 높이에서 자유낙하시켜 중앙점을 포함한 4개소 이상을 파격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임팩트 볼이 아이가 뛰어다니는 소리와 비슷해 층간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사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시행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은 저마다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2년 4월 업계 처음으로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 개소를 앞두고 있다. 국내 공동주택에 사용되는 4가지 구조 형식 모두 적용한 국내 유일의 연구소로, 층간소음 저감 연구와 기술 개발, 검증까지 일괄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3월 특정 부문의 바닥 슬래브 두께를 법적 기준치(210mm) 이상인 250mm까지 높이는 기술을 특허낸 바 있다.

DL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디 사일런트(D-Silent) 바닥 구조’에 대해 건설사 최초로 최고 성능 등급을 인정받았다. LH가 실제 아파트 현장에서 실시한 바닥충격음 성능 평가에서 디 사일런트 바닥 구조는 경량충격음 1등급, 중량충격음 2등급을 인정받았으며, 이는 기존 아파트 대부분에 적용된 등급과 비교했을 때 귀로 느끼는 소음을 약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물산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 조감도. ©삼성물산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바닥충격음 성능 등급 측정. ©DL이앤씨

현대건설은 고성능 바닥 구조 시스템인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I’의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현장 인증서를 획득했다. 이 바닥 구조 시스템은 특수 첨단 소재를 사용해 소음을 줄이고, 충격 흡수를 극대화했다. 또한 고유 진동수를 조정하여 저주파 충격진동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층간소음의 주원인인 중량충격음을 저감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연구 개발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대우건설과 한화건설도 층간소음 저감 바닥 구조와 차음재를 개발하는 등 앞으로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완충재가 시공된 바닥. ©현대건설

사후약방 될까 우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층간소음 측정 방식이 타이어 뱅머신 대신 임팩트볼로 바뀐다는 점은 기준이 완화된다는 뜻이라는 의견이 많다. 더불어 아파트를 다 짓고난 후 보완과 시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의문 때문이다. 날로 커져가는 층간소음 문제. 입주민의 주의 더불어 각 건설사의 기술 개발과 철저한 시공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닐까.

편집부 참고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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