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tory

일상에서 접하는
양자 현상

Life + Live

Science Story

일상에서 접하는
양자 현상

Life + Live

얼마 전 <양자물리학>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지인 대부분이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는 제목에 비해 의외로 재밌었다는 감상평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물리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념과 현상을 묶어주는 연결 고리는 생각하지 않고, 간단한 수학 공식으로 표현된 물리 법칙을 무조건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공식 뒤에 숨어있는 물리적 개념을 끄집어내 ‘살아있는’ 과학적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이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과학의 원리는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모두가 어렵게 생각하는 <양자물리학> 또한 그렇다.

유재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얼마 전 <양자물리학>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지인 대부분이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는 제목에 비해 의외로 재밌었다는 감상평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물리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념과 현상을 묶어주는 연결 고리는 생각하지 않고, 간단한 수학 공식으로 표현된 물리 법칙을 무조건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공식 뒤에 숨어있는 물리적 개념을 끄집어내 ‘살아있는’ 과학적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이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과학의 원리는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모두가 어렵게 생각하는 <양자물리학> 또한 그렇다.

유재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일상에서 접하는 스핀,
자기공명영상(MRI)

우리는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끔찍한 상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장치 덕분이다. MRI는 핵자기공명이라는 원리를 이용해 찍는 사진이다. 우리는 MRI를 통해 스핀이라는 양자 현상을 일상에서 접한다.
사람은 체중의 약 60퍼센트가 물이다. 물은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수소 원자의 원자핵은 양성자인데, 스핀을 갖고 있어 자석의 성질을 띤다. MRI 사진을 찍는 의료장비에는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자석이 있다. 그 자기장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우리 몸 속 수소 원자핵의 자석 스핀이 자기장 방향으로 정렬한다. 나란히 정렬된 자석 스핀들은 특정 주파수로 세차운동을 하는데, 세차운동의 주파수는 각 수소 원자가 위치한 부위의 자기장 크기와 그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세차운동의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외부에서 가하면, 자석 스핀은 공명현상을 일으켜 외부에서 들어온 전자기파의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자기공명영상은 이런 에너지의 흡수와 방출 패턴을 측정하여 컴퓨터로 이미지를 재구성한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MRI에 찍힌 사진이란 자기장 속에서 세차운동을 하는 수소 원자핵의 자기공명 분포를 측정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수소 원자 밀도의 분포에 따라 명암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고, 이렇게 조합된 MRI 이미지는 우리몸 속 생체 조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공중에 떠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

양자의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현상들을 품고 있다. 양자의 특징 중에는 여러 입자가 하나의 파동처럼 행동하는 현상이 있다. 이런 현상을 거시적인 양자 현상이라고 하는데 양자의 효과지만 거시적인 파동의 성질로 발현되어 측정이 가능하다.
우선적으로는 자기부상열차를 들 수 있다. 자기부상열차 제작 기술은 독일과 일본에서 꾸준히 개발되어 왔는데, 정작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운행의 상용화는 중국에 의해 이루어졌다. 전자석을 이용하는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끌어당기는 힘을 조정해서 차량의 자석 부분이 궤도 아래 1센티미터정도 위치에 매달리게 한다. 이때 당기는 힘이 너무 세면 차량이 궤도에 붙어버리고, 당기는
힘이 너무 약하면 아래로 떨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제어장치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반면 초전도 자석을 사용하면 자석의 반발력을 이용해 궤도에서 10센티미터까지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힘 조절이 필요 없다.


개념과 현상을 묶어주는
연결 고리를 생각하면,
물리학은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전자를 입자가 아니라 물질파로 이용하는
전자제품이 나온다고?

21세기 정보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는 인터넷과 컴퓨터, 디스플레이는 모두 첨단 과학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자 기술은 현대 물리학의 발전에 따라 자연현상을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기를 창출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라디오에는 밀리미터 굵기의 전선에 저항, 축전기, 코일, 진공관이 연결된 회로가 있었다. 거기에 안테나와 스피커를 달아 전원을 연결하면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전깃줄 속에 흐르는 전류는 전하를 띤 입자의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여기에 아이작 뉴턴의 힘과 운동의 법칙을 적용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1947년 발명된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전자공학은 급속도로 발달했다. 트랜지스터를 점점 작게 만드는 기술에 경쟁이 붙었다. 무어의 법칙으로 알려진 트랜지스터 기술의 발달은 매 2년마다 집적회로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전자회로 부품을 연결하는 전선의 폭도 줄었다. 처음 라디오를 제작할 때는 밀리미터 굵기의 전선을 썼지만, 최근 제작되는 집적회로에서는 전깃줄의 선폭이 10나노미터까지 작아졌다. 그보다 선폭을 가늘게 하는 전선은 양자적 한계가 있어 현재 기술적인 도
전과제로 남아있다. 20세기 초 측정기술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고민하던 모습이, 21세기에 들어와 첨단 컴퓨터에 사용되는 집적회로 제작에 사용되는 기술개발 현장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머지 않아 전자 입자가 아닌 전자 물질파에 의한 전자소자가 상용화될는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접하는 스핀,
자기공명영상(MRI)

우리는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끔찍한 상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장치 덕분이다. MRI는 핵자기공명이라는 원리를 이용해 찍는 사진이다. 우리는 MRI를 통해 스핀이라는 양자 현상을 일상에서 접한다.
사람은 체중의 약 60퍼센트가 물이다. 물은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수소 원자의 원자핵은 양성자인데, 스핀을 갖고 있어 자석의 성질을 띤다. MRI 사진을 찍는 의료장비에는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자석이 있다. 그 자기장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우리 몸 속 수소 원자핵의 자석 스핀이 자기장 방향으로 정렬한다. 나란히 정렬된 자석 스핀들은 특정 주파수로 세차운동을 하는데, 세차운동의 주파수는 각 수소 원자가 위치한 부위의 자기장 크기와 그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세차운동의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외부에서 가하면, 자석 스핀은 공명현상을 일으켜 외부에서 들어온 전자기파의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자기공명영상은 이런 에너지의 흡수와 방출 패턴을 측정하여 컴퓨터로 이미지를 재구성한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MRI에 찍힌 사진이란 자기장 속에서 세차운동을 하는 수소 원자핵의 자기공명 분포를 측정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수소 원자 밀도의 분포에 따라 명암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고, 이렇게 조합된 MRI 이미지는 우리몸 속 생체 조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공중에 떠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

양자의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현상들을 품고 있다. 양자의 특징 중에는 여러 입자가 하나의 파동처럼 행동하는 현상이 있다. 이런 현상을 거시적인 양자 현상이라고 하는데 양자의 효과지만 거시적인 파동의 성질로 발현되어 측정이 가능하다.
우선적으로는 자기부상열차를 들 수 있다. 자기부상열차 제작 기술은 독일과 일본에서 꾸준히 개발되어 왔는데, 정작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운행의 상용화는 중국에 의해 이루어졌다. 전자석을 이용하는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끌어당기는 힘을 조정해서 차량의 자석 부분이 궤도 아래 1센티미터정도 위치에 매달리게 한다. 이때 당기는 힘이 너무 세면 차량이 궤도에 붙어버리고, 당기는
힘이 너무 약하면 아래로 떨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제어장치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반면 초전도 자석을 사용하면 자석의 반발력을 이용해 궤도에서 10센티미터까지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힘 조절이 필요 없다.


개념과 현상을 묶어주는
연결 고리를 생각하면,
물리학은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전자를 입자가 아니라 물질파로 이용하는
전자제품이 나온다고?

21세기 정보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는 인터넷과 컴퓨터, 디스플레이는 모두 첨단 과학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자 기술은 현대 물리학의 발전에 따라 자연현상을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기를 창출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라디오에는 밀리미터 굵기의 전선에 저항, 축전기, 코일, 진공관이 연결된 회로가 있었다. 거기에 안테나와 스피커를 달아 전원을 연결하면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전깃줄 속에 흐르는 전류는 전하를 띤 입자의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여기에 아이작 뉴턴의 힘과 운동의 법칙을 적용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1947년 발명된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전자공학은 급속도로 발달했다. 트랜지스터를 점점 작게 만드는 기술에 경쟁이 붙었다. 무어의 법칙으로 알려진 트랜지스터 기술의 발달은 매 2년마다 집적회로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전자회로 부품을 연결하는 전선의 폭도 줄었다. 처음 라디오를 제작할 때는 밀리미터 굵기의 전선을 썼지만, 최근 제작되는 집적회로에서는 전깃줄의 선폭이 10나노미터까지 작아졌다. 그보다 선폭을 가늘게 하는 전선은 양자적 한계가 있어 현재 기술적인 도
전과제로 남아있다. 20세기 초 측정기술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고민하던 모습이, 21세기에 들어와 첨단 컴퓨터에 사용되는 집적회로 제작에 사용되는 기술개발 현장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머지 않아 전자 입자가 아닌 전자 물질파에 의한 전자소자가 상용화될는지도 모른다.

2019-12-05T17:32:11+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