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tory

1kg의 기준이
줄어들고 있다

Life +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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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의 기준이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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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체의 길고 짧음, 무겁고 가벼움을 알아보려면 가장 먼저 단위와 기준이 필요하다. 키를 재려면 자가 필요하고 체중을 재려면 저울이 필요한데, 무언가를 측정하려면 측정 단위, 즉 1미터 또는 1킬로그램과 같은 크기의 기준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 정확하게 정의된 측정 단위는 과학적 목적뿐만 아니라 상업적 거래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 기준이 달라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유재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모든 측정 단위는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단위의 기준이 일단 정해지면 다른 측정의 기준도 그에 따라 결정된다. 질량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 1킬로그램의 기준이 바뀌게 된다면, 질량과 관련된 힘과 에너지 등 다른 물리량의 기준도 잇달아 바뀔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초로 정해진 기준을 엄밀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과학기술 혁신이 일어났던 19세기 후반, 영국 런던에서 킬로그램 원기가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최고의 합금 기술로 백금 90퍼센트, 이리듐 10퍼센트를 섞어 직경과 높이가 각각 39밀리미터인 원통 모양의 킬로그램 원기가 제작되었고, 프랑스 파리 근교 세브르에 설치된 국제도량형국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다시 잘 다듬어진 킬로그램 원기는 1901년 제3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1킬로그램의 국제단위계 질량기준으로 공표된 바 있다.

킬로그램 원기의 ‘체중’이 줄었다?
현재 질량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단위, 시간(s), 길이(m), 전류(A), 온도(K), 물질량(mol), 광도(cd)는 모두 물리적 원리를 바탕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질량은 다르다. 킬로그램 원기는 앞에서 언급한 표준과는 달리, 자연의 원리가 아닌 사람이 임의로 정한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1기압 섭씨 4도의 순수한 물 1리터의 질량을 본떠서 만들어진 킬로그램 원기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고, 이 세상 모든 저울의 눈금은 그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그래서 누군가 킬로그램 원기에 재채기라도 한다면, 전 세계 모든 저울의 기준이 달라져 버린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킬로그램 원기는 비밀금고의 진공 유리병 속에 보관되고 있으며, 복사본 제작과 점검을 위해 현재까지 1889년, 1946년, 1989년 단 세차례 꺼낸 적이 있을 뿐이다. 1889년에는 복사본의 질량이 모두 같았는데, 1989년 측정 이후 지금까지 원기의 질량이 복사본에 비해 약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동안 원기의 질량이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복사본의 질량이 늘어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기의 변화한 질량이 50마이크로그램, 즉 1킬로그램의 1억분의 5 정도 수준으로 실생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게를 재는 대신 원자의 개수를 세어보자
당장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식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과학적인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실생활 차원의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원자의 개수를 정확히 세고 그것을 질량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킬로그램의 기준을 새로 정하자는 ‘아보가드로 프로젝트’가 국제도량형국을 통해 제안되었다. 물리적 원리에 따르면 원자의 질량, 즉 원자량은 절대 불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보가드로 수는 더 이상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1억분의 1만큼 더해지거나 빠지는 것은 현재로서는 측정을 통해 알기 어렵다.

우리는 질량을 재지 않고 무게를 잰다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이 줄어들면 단순히 질량을 표시하는 숫자가 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불편한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질량의 단위가 달라지면, 이 세상 모든 저울의 눈금을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힘과 에너지 단위의 기준도 달라지고, 전기요금의 기준까지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질량 단위가 변했다고 자연의 현상이 달라지거나 물리적 원리나 법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물리학자들은 일반인이 쓰는 단위와 다른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 쓰기도 한다. 단위는 과학적 원리에 근거해 자연 현상을 기술하고 이해하기에 편리한 방법으로 정하면 그 자체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이 줄면 수많은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질량이 변했다고 자연의 현상이 바뀌진 않으니까.

어떤 물체의 길고 짧음, 무겁고 가벼움을 알아보려면 가장 먼저 단위와 기준이 필요하다. 키를 재려면 자가 필요하고 체중을 재려면 저울이 필요한데, 무언가를 측정하려면 측정 단위, 즉 1미터 또는 1킬로그램과 같은 크기의 기준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 정확하게 정의된 측정 단위는 과학적 목적뿐만 아니라 상업적 거래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 기준이 달라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유재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모든 측정 단위는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단위의 기준이 일단 정해지면 다른 측정의 기준도 그에 따라 결정된다. 질량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 1킬로그램의 기준이 바뀌게 된다면, 질량과 관련된 힘과 에너지 등 다른 물리량의 기준도 잇달아 바뀔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초로 정해진 기준을 엄밀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과학기술 혁신이 일어났던 19세기 후반, 영국 런던에서 킬로그램 원기가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최고의 합금 기술로 백금 90퍼센트, 이리듐 10퍼센트를 섞어 직경과 높이가 각각 39밀리미터인 원통 모양의 킬로그램 원기가 제작되었고, 프랑스 파리 근교 세브르에 설치된 국제도량형국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다시 잘 다듬어진 킬로그램 원기는 1901년 제3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1킬로그램의 국제단위계 질량기준으로 공표된 바 있다.

킬로그램 원기의 ‘체중’이 줄었다?
현재 질량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단위, 시간(s), 길이(m), 전류(A), 온도(K), 물질량(mol), 광도(cd)는 모두 물리적 원리를 바탕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질량은 다르다. 킬로그램 원기는 앞에서 언급한 표준과는 달리, 자연의 원리가 아닌 사람이 임의로 정한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1기압 섭씨 4도의 순수한 물 1리터의 질량을 본떠서 만들어진 킬로그램 원기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고, 이 세상 모든 저울의 눈금은 그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그래서 누군가 킬로그램 원기에 재채기라도 한다면, 전 세계 모든 저울의 기준이 달라져 버린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킬로그램 원기는 비밀금고의 진공 유리병 속에 보관되고 있으며, 복사본 제작과 점검을 위해 현재까지 1889년, 1946년, 1989년 단 세차례 꺼낸 적이 있을 뿐이다. 1889년에는 복사본의 질량이 모두 같았는데, 1989년 측정 이후 지금까지 원기의 질량이 복사본에 비해 약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동안 원기의 질량이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복사본의 질량이 늘어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기의 변화한 질량이 50마이크로그램, 즉 1킬로그램의 1억분의 5 정도 수준으로 실생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게를 재는 대신 원자의 개수를 세어보자
당장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식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과학적인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실생활 차원의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원자의 개수를 정확히 세고 그것을 질량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킬로그램의 기준을 새로 정하자는 ‘아보가드로 프로젝트’가 국제도량형국을 통해 제안되었다. 물리적 원리에 따르면 원자의 질량, 즉 원자량은 절대 불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보가드로 수는 더 이상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1억분의 1만큼 더해지거나 빠지는 것은 현재로서는 측정을 통해 알기 어렵다.

우리는 질량을 재지 않고 무게를 잰다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이 줄어들면 단순히 질량을 표시하는 숫자가 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불편한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질량의 단위가 달라지면, 이 세상 모든 저울의 눈금을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힘과 에너지 단위의 기준도 달라지고, 전기요금의 기준까지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질량 단위가 변했다고 자연의 현상이 달라지거나 물리적 원리나 법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물리학자들은 일반인이 쓰는 단위와 다른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 쓰기도 한다. 단위는 과학적 원리에 근거해 자연 현상을 기술하고 이해하기에 편리한 방법으로 정하면 그 자체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이 줄면 수많은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질량이 변했다고 자연의 현상이 바뀌진 않으니까.

2019-08-01T09:47:25+09:00